
휴우가 나츠 지음, 시노 토우코 그림

나후세 지음, 긴 그림, JYH 옮김

후세 지음, 밋츠바 그림, 이소정 옮김

에구치 렌 지음, 마사 그림, 정대식 옮김

카즈키 미야 지음, 시이나 유우 그림, 김정규 옮김

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영웅이 되지 못한 광대의 이야기입니다. 본편에서 수천 년 전의 이야기로서 지상에 마물이 창궐하던 시절을 다루고 있습니다. 어딜 가도 마물이 있고, 마을이 하나식 잠식 당하며 멸망의 길에 서 있던 인류. 그런 인류에게 필요한 건 무엇일까를 가슴에 안고 여행을 떠난 아르고노트는 생각했습니다. 이 시대에 영웅이 필요하다고. 자신은 영웅이 되지 못한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힘이 없거든요. 그래서 광대가 되기로 했습니다. 가짜 영웅 행세하다 보면 누군가가 나서주지 않을까. 비록 가짜 행세를 한다고 욕을 먹을지언정 광대 꼬락서니로 희극을 써간다면 누군가가 같이 해주지 않을까. 고향이 불타고,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같은 처지인 여동생을 구하여 정신없이 도망쳤던 소년은 세상을 진심으로 구하고 싶었습니다. 외전 아르고노트는 이런 이야기입니다. 광대 짓으로 사람들에게 웃음을 선사하고, 열을 구하진 못해도 하나를 구하고자 하는 그에 마음에 감화된 사람들이 그의 곁에 모여 신화를 써 내려가고자 합니다. 그 신화의 서막을 외전 아르고노트에서 다루고 있습니다. 후편에 해당하는 영웅 운명은 제물을 바쳐 왕도를 유지하는 어리석은 왕을 단죄하고 제물을 구하는 이야기입니다. 전편에서 아르고노트 일행은 낙원이라 소문난 왕도의 민낯을 보게 되었죠. 왕도가 낙원을 유지한 비밀의 이면엔 제물이 있었습니다.왕족의 피를 이은 왕족을 괴물에게 받쳐 그 괴물로 하여금 도시를 지키게 하는, 어쩌면 절망이 가득한 세계에서 선택의 여지가 없는 일인지도 몰랐습니다. 하지만 그래서는 마물과 뭐가 다른가 싶죠. 제물이 소진되면 그땐? 왕족의 피를 이은 왕녀, 마지막 왕족인 왕녀가 제물로 선택되었습니다. 그녀는 자신의 운명이 싫었습니다. 그래서 도망쳤고 만났습니다. 아르고노트를요. 그를 만나 자신의 운명을 바꿀 수 있을지 모른다는 희망이 생겼습니다. 하지만 아르고노트는 힘이 없습니다. 무지렁이 아르고노트는 왕도와 왕녀를 놓고 저울질을 합니다. 왕녀가 없으면 도시가 멸망하고, 도시를 선택하면 왕녀가 죽습니다. 아르고노트는 어리석은 길을 선택합니다. 왕녀는 붙잡히고 그는 도망자 신세가 됩니다. 하수도 시궁창을 기어가고 똥물을 마시고 파상풍에 걸립니다. 여동생은 그를 도망치게 하다가 붙잡혔습니다. 이 시대에 인권은 없습니다. 잡종이니 뭐니 다른 종족과 피가 섞이면 차별받는 세상에서 하프 엘프인 여동생이 어떤 처우를 받을까. 본 작품이 전연령가라는 점에서 아르고노트에겐 천만다행이었을 겁니다. 시궁창에서 기어 나와 간신히 살았어도 아르고노트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습니다. 하지만 여느 작품이고 다 그렇듯 아무리 못나도 주인공빨, 행운은 있기 마련이죠. 죽어가는 그에게 손길을 내민 사람은...내가 하나를 지키고, 너도 하나를 지키고 그러다 보면 열을 지키는 사람이 나올 것이고 그러다 보면 영웅도 나오지 않을까. 아르고노트에게 하나는 여동생입니다. 이제 그 하나도 잃어버렸습니다. 조동아리만 살아가지고 너는 웃는 게 어울려라고 되지도 않는 말만 뻔지르르하며 희망을 안겨놓고 지금 이 꼬락서니는 무엇인가. 정신을 차린 아르고노트는 말합니다. 난, 왕녀를 구하고 괴물을 없애고 싶어. 정신을 못 차린 듯합니다. 인권이 없는 이 세상에서 여동생이 어떤 꼴을 당하고 있을지 걱정은 안 되세요? 뭐 잘 있겠지 하고 막연하게 생각하는 듯합니다. 그 여동생은 밥도 제대로 못 먹어서 걸을 수조차 없게 되었는데. 아무튼 괴물에 받쳐지는 마지막 제물이 된 왕녀를 구하기 위해 아르고노트는 누군가의 힘을 빌립니다. 그는 결코 영웅은 되지 못합니다. 혼자서는 아무것도 못합니다. 그저 운빨로 어찌어찌 해결해 나가려 하죠. 아르고노트는 공룡에게 사로잡힌 공주를 구할 수 있을 것인가. 여동생은 아직도 그의 머릿속에 없습니다. 괴물은 왕도를 침략하려던 이웃 나라 수천의 군세를 먹어치운 강자입니다. 영웅조차 아닌 그가 괴물을 물리치고 왕녀를 구할 수 있을까. 구하게 되면 수천의 군세는 뭐가 되는 걸까. 그의 광대 짓에 어울려주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의 소망이 이루지고 있는 것이죠.맺으며: 넓게 보면 아르고노트는 장송의 프리렌에서 나오는 힘멜과 비슷하다 할 수 있습니다. 결코 용사는 되지 못하지만 세계를 구하는 영웅. 아르고노트는 그런 길을 밟으려 하고, 지금은 모두를 구하진 못해도 하나를 구하려 노력하는 그런 인물이죠. 사실 하나를 구하든 열을 구하든 그 하나에게 있어서 아로고노트는 영웅이나 다름없을 것입니다. 그런 상황이 계속되면 세상을 구할 수 있지 않을까. 그 시작이 왕녀 구하기고 그는 망설임 없이 나섭니다.라고 하는 게 본 작품의 큰 줄거리입니다. 이렇게 놓고 보면 사실 그 어느 영웅, 용사물 보다 가슴이 웅장해지는 대서사라 할 수 있죠. 작가의 필력도 그에 못지않게 대단하고요. 하지만 아르고노트의 성격을 잘못 설정하는 바람에 분위기를 곱창 냅니다. 정말로 진지하게 임하는 싸움에서 보여주는 8~90년대식 몸 개그, 상대(적)의 공격에 여자를 방패로 쓴다는(남녀 차별을 논하는 게 아님) 개그, 앞뒤 분간을 못하는 너는 웃는 게 어울려라는 대사, 나는 웃길 테니 사람 구하는 건 다른 사람이 해줘라는 근본 없는 논리, 그래도 너는 웃어 줬으면 좋겠어라는 현재의 분위기와 어울리지 않는 뜬금없는 대사, 사실 이런 행동은 광대로서 웃음을 자아내려는 아르고노트의 노력이라 할 수 있습니다. 본모습은 힘이 없어 한탄하고 그럼에도 나아갈 수밖에 없는 애절함을 담고 있죠. 하지만 그와 별개로 분위기를 깬다는 것도 사실이라는 점입니다. 아포칼립스와는 어울리지 않는 너무나 이질적이고 도통 감정이입을 할 수가 없을 정도였습니다. 한마디로 분위기 파악을 못한다 할 수 있습니다. 웃길 때와 그러지 말아야 될 상황을 분간 못하는 그런 모습들이죠. 그래서 필자는 죽어버렸으면 좋겠다고 몇 번이나 빌런들을 응원하기도 했군요. 아무튼 본편을 보시고 이 작품을 보신다면 등장인물들이 본편과 많이 닮은 캐릭터인데? 하실 텐데요. 작가는 환생을 공식 인정하고 있죠. 아르고노트의 이야기는 본편 벨과 연결되고, 본 외전에서 최종 보스인 괴물 또한 벨과 아주 인연이 깊은 마물이 됩니다. 본편 제노스 편에서 그 복선이 조금 담겨 있죠.
현석장군님
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여기 영웅을 자칭하는 소년이 있습니다. 나무 막대기를 들고 오늘도 마물과 싸우는 중이죠. 격전 끝에 마물을 무사히 퇴치한 소년은 뿌듯한 마음뿐입니다. 여동생에게 등짝 스매시를 맞기 전까지는요. 소년이 물리친 마물은 마을 곡식을 빻는 풍차 날개였고, 소년의 활약으로 날개는 그 운명을 다해버렸습니다. 영웅 놀이에 심취한 마을 말썽꾸러기 뒤치다꺼리 하느라 여동생의 위장은 성할 날이 없습니다. 소년의 이름은 '아르고노트' 본편을 읽은 독자들이라면 왜 캐릭터 이름이 책 제목이야? 하실 텐데요. 숨겨서 무얼 하겠습니까. 본 외전은 본편으로부터 수천 년 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마물이 세상을 지배하던 시절, 그 흔한 신(神)도 없으며 오라리오라는 던전 뚜껑 도시가 아직 만들어지기 전. 암울함과 절망이 교차하고 희망과 미래가 없는 죽음의 시기입니다. 세상은 갈망합니다. 영웅이 태어나기를. 소년 아르고노트는 영웅이 되고자 합니다. 이 이야기는 영웅 아르고노트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건 아니고 아니 맞지만 영웅은 아닙니다. 본편에서 빠른 성장을 보여준 벨과 비슷한 외모에다 본편 제목을 계승하는 외전의 주인공이니 뭐 하나쯤 잘 하는 게 있겠지? 그런 생각으로 본 외전을 접하면 많이 실망하는 이야기입니다. 외전 주인공 아르고노트는 광대 짓으로 남을 웃게 만들고 사람을 끌어들이는 매력을 가졌습니다. 절망만이 가득한 세계에서 꼭 필요한 인물이 아닐까 싶은 캐릭터죠. 소문이 들려옵니다. 왕도에서 영웅을 모집한다고. 주인공 남매는 자신들을 보살펴준 마을을 떠나 왕도로 향합니다. 가는 길에 '유리'라는 웨어울프(수인)를 만나 동행합니다. 그도 영웅이 되어 부족을 보살펴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띠고 있죠. 그리고 도착한 왕도에서 소년 아르고노트는 어느 소녀들을 만납니다. 이 만남이 아르고노트의 운명을 좌우하게 되죠. 영웅이 될 것인가, 시궁창을 기게 되는 패배자가 될 것인가. 본 외전은 전장, 후장으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상편에 해당하는 전장에서 주인공은 패배자가 되어야 하죠. 그게 운명인 것처럼. 왕도에서 치러지는 영웅 적격 시험에서 주인공은 멋진 솜씨로.. 그런 건 없습니다. 진짜 액면 그대로 주인공은 마을 사람 A보다 못한 능력을 가졌죠. 그의 여동생은 엘프의 피를 이어받아서(하프 엘프) 그런지 마법에 엄청 소질이 있습니다. 여동생이 아니었다면 그의 여행은 마을을 벗어나자마자 끝났을 것이고, 시험에서 바닥에 쓰러져 죽었을 것입니다. 주인공 아르고노트는 시험에서 살아남아 영웅이 될 것인가? 아쉽게도 전장편에서는 그런 행운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앞서 만났던 왕녀의 탈주극에 엮이고, 점술가 소녀를 만나게 되는 아르고노트는 왕도의 비밀을 알아가게 되죠. 마물이 넘치는 세상에서 어떻게 왕도가 유지되고 있는지, 그런 사실을 알고 있는 점술가 소녀가 말하는 절망의 의미는 아르고노트로 하여금 시궁창을 기게 만듭니다. 그냥 조커도 되지 못한 광대의 이야기입니다. 능력 하나 없어 언제나 여동생의 보호를 받고, 입만 살아서 만나는 여자들마다 너는 웃는 게 어울려 같이 기둥서방 같은 행동만 해댑니다. 오지 말라고 거부하는 남의 영역에 흙 발로 마구 침범해서 너는 웃는 게 좋아라고 느끼한 대사를 하는 통에 여자들은 질겁을 합니다. 하지만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는 속담처럼 그의 광대 같은 미소와 행동에 감화되어 구원받는 왕녀가 있고, 점술가 소녀가 있습니다. 필자 같으면 너무 기둥서방 같은 짓거리에 파일 드라이버 먹여 주겠습니다만. 시종일관 그런 이야기입니다. 세상은 영웅의 탄생을 바라지만, 영웅이 되지 못한 소년은 광대가 되기로 하죠. 사람들을 웃음을 짓게 하고, 절망에 맞서 싸우자고 호소를 하고, 그에 감화되어 웨어울프 유리가 동참하고, 드워프 가름스가 동참하고 음유시인 류루가 동참합니다. 여담이지만 네이밍 센스가 좀 그래요. 아무튼 세상은 기둥서방 혹은 기생 오라비가 지키는 겁니다. 필자는 그냥 콱 죽어버렸으면 좋았을 것을라고 몇 번이나 되뇌었지만요. 그만큼 아르고노트의 행동은 어딘가 사람 역린을 건드린다고 할까요. 거부하는 상대의 마음을 아랑곳하지 않고 들이댄다거나 분위기를 읽지 못해 주변을 식겁하게 만든다거나 그런 게 좀 있어요.맺으며: 본 외전은 던만추 온라인 게임 메모리아 프레제의 시나리오(전부인지는 모르겠음)를 서적화한 작품입니다. 시대 배경은 본편 주인공 벨이 태어나기 전 수천 년 전입니다. 아직 오라리오라는 던전 뚜껑 도시가 생기기 전의 마물이 세상을 지배하던, 인간(수인 포함)들은 마물에 쫓기고 쫓겨 대륙 끄트머리로 밀려나 멸망의 길을 걷던 시기입니다. 인간들은 살기 위해 무슨 짓이든 가령 100을 위해 1을 쳐내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 그런 세상이죠. 본 외전에서는 그 1이 왕녀라는 클리셰가 동반되고, 주인공 아르고노트가 100 보다 1을 구하려 하는 클리셰를 보여줍니다. 여기서 답답했던 게 주인공은 아무런 대책도 없다는 것입니다. 종합하면, 그러면 안 되라고만 할 뿐 대안을 제시하지 않으며 자신의 힘으로 해결한다는 포부도 없습니다. 주변이 뭐 어떻게 해결할 건데?라고 물으면 그건 모두와 함께라고, 언제나 여동생과 여행 중 만난 사람들의 도움을 받을 뿐이죠. 그래서 주인공 아르고노트가 시궁창을 기어가는 쥐라는 결과를 얻었을 때 필자 개인적으로 쾌재를 불렀습니다. 상대(왕녀)가 무엇을 안고 무엇 때문에 괴로워하고, 왕도의 비밀과 미래를 알고 있는 점술가 소녀가 왜 자포자기한 삶을 살아가는지에 대한 이해와 공감을 하기 보다 '너는 웃는 게 어울려'라고만 하니 미치고 졸도할 일이죠. 공감은커녕 바락바락 대꾸나 해대고. 어느 모로 보나 여자의 호감을 살만한 상황이 아님에도 그에 감화되어 가는 히로인들도 좀. 결국은 절망뿐인 세상에서 도피성으로 주인공에게 기대는 것 같은, 물론 100퍼 필자의 주관적인 감상입니다. 아무튼 작품이 이야기하고자 뜻은 알고 있습니다. 암울하고 절망뿐인 세상에서 사람들에게 웃음을 자아내어 희망을 품게 하는 광대의 이야기라는 것을요. 그러기 위해서는 광대 짓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고, 세상의 적이 되어도 마다하지 않을 거라는 희생정신을 엿볼 수가 있습니다. 종합적으로 작품이 나쁘다거나 재미없다는 것이 아닙니다. 약간의 불편함이 동반한다는 그런 이야기죠. 후장(후편)은 더 길던데 필자가 견딜 수 있으려나 모르겠습니다. 이미 구매해두었으니 보긴 봐야겠죠.
현석장군님